2024년 기억하고 싶은 것들
인턴, 한이음 ICT 멘토링, 창업동아리, 해커톤, 뮤직페스티벌, GDSC AI 멘토, ACK2024, POSTECH 연구참여생, 논문 작성, 연구실 컨택
1) 스타트업 인턴
처음으로 정말 서비스로 돈을 버는 곳에서 일해본 소중한 경험들이었다. 작년 회고록에서도 작성했었을텐데 '내 전공과 관련된 사업장'에서 면접을 본 경험이라는 것 부터가 처음이었다. 나는 실무경험이나 좋은 커리어 라는 점보다 이 곳에서 내 진로적합성을 확인해보고싶었던 마음이 컸다. 대학생 신분에서 내가 좋아하는 공부와 일은 이러한 분야일것이다 라는 추측정도는 가능하고 그렇게 직업을 결정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있겠지만, 나는 조금 더 확실히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싶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회사에서도 일을 잘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싶은 마음도 있었고 그러한 노하우들을 배워오려고 노력했지만, 내가 10년후에 어떤 직무로 일을 하고 싶은가? 라는 마음으로 많이 관찰하고 경험해봤던 것 같다. 또한, 스스로 판단하기에 미숙한 부분들도 있을 것 같아, 마지막에 사수분들의 피드백도 받아서 객관적인 내 업무 태도나 습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짧아보이는 2개월의 경험이었지만, 내 흥미가 '개발'보다는 '연구'에 더 쏠려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한이음 ICT 멘토링
뿌듯함보다 아쉬움이 많은 활동이었다. 아쉬움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역할 분배와 협업 방식에 있어 몇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팀원들이 맡은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 때, 기술적 지원이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보다는 팀 전체가 이를 함께 해결하는 방식을 충분히 시도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학기중에 진행되는 활동이다보니, 시간 투자를 효율적으로 했었어야하는데, 아무래도 우리가 관심있었던 것은 '연구'분야이다 보니 Research를 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았다. 그러다보니 실질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있는데, 관련분야 Research 시간에 많은 시간을 쏟다보니, 개발에 쏟을 시간이 부족했다. 그리고 여름방학에 많은 시간을 투자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각자 원하는 활동들을 하다보니 물리적인 거리와 심지어 시차 문제가 있어서 회의를 하는 참여하는 인원도 적어지고 점점 인원들이 떠나가면서 의욕도 꺾여서 아쉬운 결과를 만들었던 것 같다. 최종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었다. 특히, 팀장으로서 더 나은 역할 분배와 문제 해결 방식을 고민하게 되었다.
멘토링 활용에 있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멘토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시려 했음에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요청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절한 시점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래도 의미 있는 성과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논문을 한 편 작성하여 전남대학교에서 포스터 발표를 진행했다. 연구실 생활을 꽤 오래했음에도 직접 작성한 논문이 없어 아쉬웠는데, 비록 프로젝트 단위의 논문이지만 작성 과정이 즐거웠다. 그리고 하루 전에 급하게 만든 포스터 만드는 경험도 재밌었다. 발표 당일에는 팀원들과 함께하지 못해 다소 쓸쓸했지만, 학회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고 지인도 만나며 중간고사 기간의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팀장으로서 더 효과적인 역할 분배와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3) 창업동아리
1학년 때부터 창업동아리에 관심이 있었고, 마침내 '창업'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다른 전공(경영, 경제)의 사람들과의 협업을 경험하고 싶었던 것이 큰 이유였다. 물론 개발자 면접에서 흔히 물어보는 '협업 경험'을 쌓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마음 한켠에서 '창업'이라는 불씨가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던 것이 더 컸다.
운 좋게도 동아리에 합류하게 되었고, 정말로 관심사가 비슷한 소중한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활동이 아니었다면 절대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이다. 매주 회의를 진행했고, 비즈니스와 기술적 과제들로 인해 처음 목표했던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지만, 해커톤과 여러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창업동아리의 진짜 목적이 경진대회 수상은 아니었어서 약간 아쉽긴하다.)
이 동아리 경험을 통한 내가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팔로워'로서의 역할을 경험해본 것이다. 과거에는 항상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기획하고, 팀원들을 이끄는 역할이었다면, 이번에는 달랐다. 팀의 방향성에 맞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에 대한 내 생각을 공유하며 협업하는 방식으로 일했다.
연구와 개발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가진 팀원들이 많다 보니, 처음에는 '내가 이 팀에 필요할까?'라는 회의감이 들었다. 팀에 없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 소극적이었고, R&R을 정할 때도 평소와 달리 내 역할을 찾지 못해 남은 일들을 처리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1인분은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더의 입장에서 좋은 팔로워란 무엇일지 고민하다 보니, 혁신적인 기술을 제시하지 않더라도 맡은 부분을 성실히 구현하고, 팀의 방향성과 고민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팀원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타이밍과 시기가 왔을때 그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몸소 배운 점들이 있다.
- 성능이 1% 향상되는 것보다 실제 사용자 가치가 중요하다. 엔지니어/연구자의 관점과 기획자의 관점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 자신이 만든 아키텍처의 가치를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진정한 실력이다.
-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다.
4) 뮤직페스티벌
올해 얻은 최고의 선물은 뮤직 페스티벌이라는 새로운 취미다. 이 또한 창업동아리분들이 준 뜻밖의 선물이었다.
나는 보통 아는 노래만 듣고, 새로운 노래에 대한 새로운 가수에 대한 도전은 크게 내켜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내가 아는 가수도, 좋아하는 가수도 한 명 없는 페스티벌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그곳에서 보았던 거의 모든 아티스트들의 팬이 된 상태이다. 음악도 감성적이었지만, 그날의 날씨와 분위기가 환상적이었다. 페스티벌 이후에도, 초면이었던 아티스트 분들의 노래로 많이 위로받았고,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 한 사람의 감정과 일상에 음악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많이 느꼈던 한 해였다.
5) 연구실 경험
연구참여생 활동을 하며 연구실과 소통하면서 나만의 연구 방향을 탐색해나가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입시가 마무리되는 내년에 더 깊이 있게 기록해보고 싶다. 아직은 연구자로서의 첫걸음을 내딛는 단계라, 경험을 더 쌓은 후에 의미 있는 회고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6) GDSC AI 멘토
작년에 이어 올해도 GDSC AI 멘토를 맡게 되었다. 멘토 제안을 받았을 때, 과거 학술동아리 운영진으로서 스터디 멘토를 구하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스트레스 받는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작년에 했던 강의자료도 있고, 내가 멘토를 하는게 가장 효율적일 것 같아서 하기로 했다. 3학년 재학 중에 매주 강의를 준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밤을 새워가며 자료를 만들고 내용을 정리하느라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꽤 균형 있게 해낸 것 같다. 특히 이번 학기 좋은 성적을 받고 보니, 그간의 고된 시간들이 오히려 값진 추억으로 남았다.
강의준비를 하면서 내가 모호하게 알고 있던 부분들을 더 깊이 공부하고, 수강생분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현재 수강 중인 교수님의 딥러닝 강의와 함께 시너지를 이루며, 내 지식이 한층 더 단단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개인적인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답변하려 노력했다. 1학년 시절 나에게 아낌없는 도움을 주었던 연구실 선배들과 동아리 선배들을 떠올리며, 그들처럼 의미 있는 선배가 되고자 했다. 나의 작은 경험과 지식이 누군가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열정을 다했다.
회고글이 뒤로 갈수록 짧아지는 건... 아마도 기분 탓일 거다.
1년 후의 내가 이 회고록을 읽으며 올해처럼, 아니 올해보다 더 의미 있는 도전들로 가득했던 한 해였다고 생각할 수 있는 2025년을 만들어보려한다.
글 작성 : 2시간 21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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